조 류 독 감
1. 조류독감(avian influenza)이란 무엇인가?
조류독감은 말 그대로 조류, 즉 새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독감이다. 사람에서 문제가 되는 독감이 아니라 새에서 발생되어 새들 사이에서 전파되는 독감이다. 일반적으로 저병원성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에는 닭들이 자주 존다거나 기운이 없어보이는 등 경미한 증상 만을 보여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고병원성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이다.
2. 조류독감이 왜 문제가 되고 있는가?
고병원성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는 심한 경우 하루 만에 사망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재산상의 손실은 있겠지만 살처분 및 폐사를 하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이 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로 전파가 되어서 문제이다. 사람으로의 전파는 1997년 홍콩에서 처음 증명되었고, 당시 현재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H5N1 아형의 독감바이러스에 감염된 18명 중 6명이 사망하여 33%의 사망률을 보였다. 이후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2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여 50%가 조금 넘는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2004년 베트남에서 H5N1 아형에 감염된 11세 소녀에서 간병을 하던 어머니로의 전파, 즉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전파가 증명되었다. 현재 1997년 홍콩에서 시작된 조류독감은 동남아, 중동을 거쳐 동부 유럽에 까지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말에서 2004년 초에 걸쳐 충청도 지역을 중심으로 가금류에서 H5N1 아형의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집단 발병이 있었으나 당시 정부 차원의 집단 폐사 등 사후 처리를 잘하여 이후 발생보고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전라도, 충청도 등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조류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는 증명이 된 적이 없다.
3. 조류독감의 감염 경로는?
철새들에 있던 저병원성 독감바이러스가 가금류에 전파되면서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변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나 최근 철새에서도 고병원성 바이러스 감염이 증명되었다. 하지만 철새에서 직접 사람으로의 전파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가금류에서의 사람으로의 전파는 사실 쉽지는 않지만, 고병원성 독감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의 분비물, 대변 등과의 지속적인 직접 접촉을 한 경우에 가능할 것이다. 조류와의 단순 접촉으로 감염되기는 극히 힘들다.
4.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람의 임상 증상은?
일반 독감바이러스 감염시 잠복기 1-3일 정도를 지나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지만, 건강한 성인에서 폐렴은 드물다. 하지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H5N1 아형의 경우 위의 증상 외에 설사, 간수치 상승 등이 자주 관찰되고, 심한 폐렴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초기에 임상 증상만으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확진은 바이러스배양, 중합효소연쇄반응 등 실험실적으로 가능하다.
5. 범유행(pandemic)이 올 것인가?
사실 조류 독감이 계속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이 H5N1 아형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범유행(pandemic)이 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 까지 독감바이러스에 의한 3번의 범유행이 있었고 이 중 가장 심각했던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2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최근 2005년 Nature지에 H5N1 아형의 독감 바이러스가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환자의 influenza 유전자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보고되어 범유행에 대한 염려가 증가되었다. 범유행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가지 조건, 즉 새로운 바이러스아형이 나타나고,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고, 마지막으로 사람 사이에서 전파가 쉽게 일어나야 한다. 현재 H5N1 아형 바이러스는 마지막 조건 즉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전파가 쉽게 일어나지 않으므로, 아직 범유행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항바이러스제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야 하겠고, 백신 개발 지속, 환자 발생 시 필요한 의료시설 구축 등이 필요할 것이다.
6. 치료와 예방은?
Oseltamivir (Tamiflu)라는 항바이러스제제는 독감 증상의 기간을 단축시킬 수는 있지만 사망률을 낮추는 지는 확실치 않고 이 약제에 대한 독감 바이러스의 내성 증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 oseltamivir의 예방적 복용은 환자와 직접 접촉한 주위 사람이나 의료진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 사실 예방은 예방백신을 맞는 것 만이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기술적 문제 등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 예방백신은 개발 연구 중에 있다. 당분간 조류독감이 근절되기는 어려워 보이고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는 거의 토착화 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발생지역 폐사, 가금류 도살처분 등의 정부차원의 노력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인체내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 인간 독감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독감예방 백신을 맞고, 동남아시아 등 조류독감 발생지역 여행시 조류와의 직접 접촉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다. 아직까지 닭고기, 계란 등을 섭취해 조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없으며, 조류 독감에 감염된 닭이 유통된다고 할지라도 섭씨 75도 이상에서 익히거나 튀겨 먹으면 감염 가능성이 없으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