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은 국내에서 가을철에 유행하는 열병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제주도를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환자발생이 증가하고 사망을 포함한 중증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가 늘고 있어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가을철 같은 시기에 발생하는 신증후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과 임상양상이 유사하여 감별진단에 어려움이 있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혈청학적 진단법이 신속한 진단에 한계가 있으며,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또한 가을철 같은 시기에 발생하는 신증후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과 임상양상이 유사하여 감별진단에 어려움이 있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혈청학적 진단법이 신속한 진단에 한계가 있으며,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그러나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합병증 발생 없이 잘 치료되므로 몇 가지 특징적인 역학 및 임상소견을 알아두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라는 리케차 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발생한다. 알에서 깨어나 다리가 6개인 털진드기의 유충은 크기가 0.2 mm로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유충은 촉촉한 토양이나 수풀이 우거진 농촌지역에서 생존하는 데, 주로 기생할 수 있는 쥐들이 많고, 토양에 수분이 적당한 논, 밭 같은 경작지와 삼림지역 사이의 관목 주위나 강둑, 경작하지 않는 논 등에서 많이 발견이 된다. 털진드기가 많이 사는 숲이나 관목 지역을 사람이 지나가게 되면 유충이 우발적으로 사람의 피부에 부착하게 되어 조직액을 흡입할 때 균체가 주입되어 발병하게 된다.
쯔쯔가무시병은 연중 발생이 가능하나 90% 이상이 늦가을인 10월과 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신증후 출혈열이나 렙토스피라증은 야외 활동이 많은 남성에서 많이 발병하는데 반해 쯔쯔가무시병은 고령의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고, 주로 밭농사를 하는 농부나 옥외 활동을 많이 하는 직종에서 발생이 높다.
증상은 유충에 물린 뒤 약 10일이 지나서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으로 나타나게 된다. 발열은 첫째 주 동안 종종 섭씨 40도까지 오르며, 두통과 결막충혈이 흔하게 동반되어 나타난다. 붉은 반점 모양의 피부 발진이 발병 후 1주일 경에 몸통에서 시작하여 사지로 퍼지고, 빠르게 소실된다. 발열 초기에 진드기 유충이 물은 자리에 가운데가 검은 딱지로 덮인 0.5-1 cm 크기의 피부병변이 관찰되는데 로 검은색 딱지가 덮여 가피가 형성되며, 이 병변이를 '가피(eschar)'라고 하며, 이것이 보이면 쯔쯔가무시병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초기에는 1 cm 직경의 붉은색의 경화된 병변에 가운데 수포가 형성되고 터진 다음에 생긴 궤양 위 주위의 림프절이 커지게 된다. 특징적인 임상 소견인 고열, 두통, 발진은 다른 리케차 질환이나 신증후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에서도 나타나는 공통적인 증상으로 원인질환을 감별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가피는 발병 초기 쯔쯔가무시병을 진단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게 된다. 가피는 몸 전체에 걸쳐 어디든지 발견될 수 있는데, 겨드랑이, 음부, 둔부, 유방 밑과 같은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서도 흔히 발견되므로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일부 환자들은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 중추신경계를 침범하여 의식을 잃거나 전신발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제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수일 내로 열이 떨어지고 빠르게 회복되나 늦게 치료를 하였거나 고령의 환자에서 드물게 적절한 치료 약제를 사용하였음에도 패혈성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의식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 없이 치료된 환자 중에서 전신 쇠약감, 무기력증이 수개월간 지속되는 경우도 흔하다.
다양한 항원형으로 인해 예방 백신 개발에 어려움이 있고, 유행지역에서는 한번 발병하였던 환자라도 여러 차례 재감염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쯔가무시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를 위해 유행 시기에 관목 숲이나 유행지역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하나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업 종사자들에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직업적으로 노출을 피할 수 없는 농촌 지역에서는 잔류성 살충제를 진드기 만연지역을 살포하거나 노출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야외 활동 전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착용하고 바지 끝, 소매 끝, 허리 띠 부위에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되겠다.
쯔쯔가무시병은 초기에는 대부분 가벼운 몸살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중증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심되면 즉시 병,의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1-2주 이내에 쥐가 많은 삼림지역이나 논,밭에 노출된 적이 있고, 몸살증상이나 열이 2-3일 이상 지속되면 쯔쯔가무시병을 포함한 가을철 발열질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기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